금성 관측
이번 시간에 알아볼 행성은 태양으로부터 두 번째에 위치한 금성입니다. 금성은 지구에서 관측했을 때 가장 밝게 보이는 행성입니다. 해가 뜨기 전 새벽하늘에서 보인다고 해서 '샛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황석영 작가가 쓴 <개밥바라기별>도 금성을 일컫는 말입니다. 개밥바라기는 개의 밥그릇이라는 뜻인데, 저녁에 개가 배가 고파서 밥을 바랄 때쯤 하늘에서 잘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입니다. 이렇게 금성이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의 눈에 잘 띄었기 때문이겠지요.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금성은 해가 뜨기 전 새벽과 해가 진 직후 저녁에 잠깐 동안 볼 수 있습니다. 수성과 마찬가지로 태양과 가장 멀리 떨어졌을 때인 최대 이각 상태에서 제일 관측이 잘 되는데 최대 이각은 대략 47°입니다. 금성의 일식은 금성의 일면통과 현상을 말하는데 태양을 전부 가리는 달의 일식을 상상할 순 없지만 태양 앞을 통과하며 태양빛을 가리기 때문에 일식이라고 부릅니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정확히 위치했을 때 관측되는 현상입니다. 관측되는 크기는 사인펜으로 점을 찍어 놓은 것 마냥 작습니다. 달은 가까이에 있어 커 보이지만 달과 지구의 거리보다 금성은 100배 이상 멀기 때문에 작게 보일 수밖에 없지요. 금성 일식은 대략 105년과 8년 주기로 번갈아 일어나는데 가장 최근에 관측된 연도는 2012년으로 8년 주기의 관측이었습니다. 따라서 다음에 관측될 시기는 105년 후인 2117년 정도가 되겠습니다.
금성의 특징과 생명체의 가능성
금성은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고 태양과의 위치도 비슷해서인지 종종 쌍둥이별이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금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다 보면 분위기가 전혀 다른 행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금성의 가장 특이한 점은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의 행성들과 다르게 시계 방향으로 자전한다는 것입니다. 태양계에서 금성과 천왕성만 이러한 특징을 가집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금성이 정상적으로 자전을 하고 있었는데 소행성의 충돌로 인해 자전 방향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등의 여러 추측설을 제기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금성의 1년은 약 225일인데 반해 하루는 약 243일로 하루가 1년보다 더 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성은 이름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듯 황금빛의 화려한 행성으로 관측되지만 겉모습만큼 내부 모습이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탐사선이 버티기 힘들 정도의 난코스를 가지고 있는 행성이지요. 언뜻 생각해 보면 태양과 가까운 수성이 행성 중에 가장 뜨거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8행성 중 가장 온도가 높은 행성은 금성입니다. 수성의 표면 온도가 약 179℃인데 반해 금성은 약 435℃-495℃로 수성의 2배가 넘습니다. 그 이유는 금성이 행성 중 가장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어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수성은 대기가 없어 열을 가두지 못하고 날아가 버리지요. 금성의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산화탄소는 무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금성의 대기 압력은 상당히 높습니다. 약 9122킬로파스칼(kPa)로 추정이 되며 지구 대기압의 무려 90배에 달하는 값이지요. 또 금성의 구름은 황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노란색을 띱니다. 따라서 비가 내릴 때에도 황산비가 내리지요. 하지만 비가 바닥까지 닿지는 못합니다. 내리는 도중 이산화탄소의 열기로 다시 증발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악조건을 가진 금성을 보고 있자니 생명체가 살기엔 어려운 곳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이런 금성에도 뜻밖에 소식이 찾아옵니다. 2020년 금성의 대기에 포스핀(PH₃) 가스가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생명체의 가능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포스핀은 유기물질이 썩을 때 발생하는 유독가스로, 금성의 어떤 생명체가 만들어낸 걸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같은 연도에 글리신이라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까지 발견되며 생명체에 대한 기대는 한층 높아집니다. 물론 포스핀과 아미노산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생명체의 존재를 단언할 수도 없고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말입니다. 앞으로의 탐사와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지구와 우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성시리즈 4. 목성 (0) | 2023.03.29 |
---|---|
행성시리즈 3. 화성 (0) | 2023.03.21 |
행성시리즈 1. 수성 (0) | 2023.03.14 |
태양 이야기 : 태양의 일생과 고유 특징 (0) | 2023.03.08 |
천동설과 지동설 (0) | 2023.03.06 |
댓글